밀짚모자 : 새하얀 원피스에도, 청 멜빵바지에도, 어떤 옷이든 이 모자만 쓰면 어쩐지 꼭 여행을 떠나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. 짜임이 성글게 엮어있는 챙이 넓은 밀짚모자는 도시락 바구니를 들고 소풍가는 소녀의 모자 같기도 하고, 동화책에 나오는 주근깨 아이의 모자 같기도 하지요. 여름이 오면 나는 이 모자를 쓰고 어디론가 놀러 가고 싶어 옷걸이 위 쪽 눈에 잘 들어오는 곳에 올려둡니다. 어느날 문득 이 모자를 쓰고 여행을 떠날 모습이 그려지네요.